식초를 만든다는 것은 사실 두 번의 발효가 차례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 둘을 나눠서 보지 않으면 어떤 방법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효모가 과일의 당을 알코올로 바꿉니다. 이 단계는 공기를 막은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초산균(Acetobacter)이 그 알코올을 초산으로 바꿉니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반대여서, 필요한 것은 산소입니다. 그래서 뚜껑이 아니라 천으로 덮습니다.
집에서 흔히 “식초를 만든다”고 할 때는 대개 두 번째 단계를 말합니다. 막걸리처럼 이미 알코올이 있는 것에서 시작하면 몇 주면 되고, 과일에서 시작하면 첫 단계부터 기다려야 합니다.
이 하나만 이해해도 가장 흔한 오해 두 가지가 정리됩니다. 밀봉한 병에서는 식초가 절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정식초(백식초)와 진짜 발사믹은 집에서 만들 수 없습니다.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합니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마트의 모든 식초를 부엌에서 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차이를 모르고 시작하면 여섯 주 뒤에 실망하게 됩니다.
| 종류 | 집에서? | 이유 |
|---|---|---|
| 감식초 | ✅ 가능 | 홍시만으로 됩니다. 물도 설탕도 넣지 않는 것이 정석 |
| 막걸리식초 | ✅ 가장 쉬움 | 알코올 단계가 끝나 있어 두 번째 단계만 남습니다 |
| 사과식초 | ✅ 가능 | 사과가 당과 껍질의 야생 효모를 함께 제공합니다 |
| 포도식초 | ✅ 가능 | 같은 원리이며 가장 오래된 방식 |
| 주정식초(백식초) | ❌ 불가 | 공업적으로 정제한 주정으로 만듭니다 |
| 발사믹 식초 | ❌ 불가 | 진짜는 졸인 포도즙을 최소 12년 숙성한 것 |
백식초에 대해서는 맑으니 순수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에탄올을 산화시켜 공장에서 만들며 무색인 이유는 원료가 무색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만든 과일식초는 아무리 걸러도 호박색으로 남습니다.
발사믹은 더 분명합니다. Aceto Balsamico Tradizionale DOP는 졸인 포도즙 100%로 만들어 나무 종류가 다른, 크기가 줄어드는 통을 거치며 12년(extravecchio는 25년) 숙성하고, 캐러멜 첨가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만드는 발사믹” 레시피는 포도 시럽에 식초를 섞는 것으로, 맛있는 소스는 되지만 발사믹은 아닙니다.
사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면 비교는 식초 종류와 가격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초막(초모)은 꼭 필요할까
초막은 표면에 뜨는 매끈하고 젤리 같은 막입니다. 생김새와 달리 곰팡이가 아니라, 초산균이 만들어 그 안에 사는 셀룰로스 그물입니다.
필수는 아닙니다. 사과와 포도 껍질에는 효모와 초산균이 이미 있고, 병이 열려 있으면 공기에서도 들어옵니다. 초막이 주는 것은 속도입니다. 몇 주가 줄고, 빨리 산성이 되면서 다른 미생물이 자리 잡지 못하게 합니다.
구하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살균하지 않은 “비여과” 표시 식초 바닥의 침전물, 이미 담그는 사람에게 얻기, 또는 그냥 저절로 생기기를 기다리기.
초막인가 곰팡이인가. 초막은 매끈하고 젤리 같으며 흰빛에서 미색이고 액체와 이어져 있습니다. 곰팡이는 보송보송하게 솟아 있고 말라 보이며 초록·검정·파란빛을 띱니다. 곰팡이라면 그 통은 전부 버립니다.
감식초: 가장 한국적인 방법
물도 설탕도 넣지 않고 홍시만으로 담그는 것이 정석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손이 거의 가지 않습니다.
- 완전히 익은 홍시를 준비합니다. 무르고 단 것일수록 좋고, 떫은 감은 쓰지 않습니다.
- 씻지 않습니다. 껍질의 흰 가루가 효모입니다. 흙이 묻은 부분만 마른행주로 닦고 꼭지를 뗍니다.
- 상한 부분을 도려내고 항아리나 입 넓은 유리병에 8부까지 담습니다.
- 가볍게 으깨 즙이 나오게 합니다. 물은 넣지 않습니다.
- 천으로 덮고 끈으로 묶습니다. 뚜껑은 덮지 않습니다.
- 그늘지고 서늘하지 않은 곳에 둡니다. 20~25℃면 충분합니다.
- 처음 2~3주는 하루 한 번 저어 떠오른 껍질을 가라앉힙니다.
- 기포가 멎으면 면포로 걸러 껍질과 씨를 버립니다.
- 맑은 액을 다시 항아리에 담고 6개월 이상 그대로 둡니다. 젓지 않습니다.
- 표면에 생기는 막이 초막이고, 그것이 바로 원하는 것입니다.
- 신맛이 충분히 오르면 걸러 병에 담습니다.
전통적으로는 가을에 담가 이듬해 봄에 거릅니다. 오래 둘수록 색이 짙어지고 맛이 부드러워집니다.
막걸리식초: 가장 빠른 방법
이미 알코올 발효가 끝난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두 번째 단계만 남습니다.
- 살균하지 않은 생막걸리를 씁니다. 살균 막걸리는 효모와 균이 죽어 있어 잘 되지 않습니다.
- 입 넓은 병에 막걸리를 붓고 같은 양의 물을 섞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6% 안팎일 때 초산균이 가장 잘 일합니다.
- 초막이 있으면 넣고, 없으면 비여과 식초를 한 컵 넣습니다.
- 천으로 덮고 20~25℃의 그늘에 둡니다.
- 3~6주 기다립니다. 젓지 않습니다.
- 술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고 코를 찌르는 신 냄새만 남으면 걸러 병에 담습니다.
사과식초
껍질과 속으로 담그는 방법입니다.
입 넓은 병에 사과 껍질과 속을 4분의 3까지 채우고, 물 1L에 설탕 1큰술을 녹인 물을 재료가 잠기도록 붓습니다. 작은 접시로 눌러 뜨지 않게 하고 천으로 덮습니다. 2주 동안 매일 저은 뒤 걸러서 깨끗한 병에 옮기고, 3~4주 더 둡니다. 이때부터는 젓지 않습니다.
설탕은 단맛을 내려는 것이 아니라 효모의 먹이입니다. 과정이 끝나면 남지 않습니다.
기간의 기준
| 원료 | 알코올 단계 | 초산 단계 | 숙성 | 합계 |
|---|---|---|---|---|
| 막걸리 | — | 3~6주 | 2~4주 | 5~10주 |
| 사과 껍질 | 2주 | 3~4주 | 2~4주 | 7~10주 |
| 사과 통째 | 2~3주 | 4~6주 | 4주 | 10~13주 |
| 포도 | 1~2주 | 4~6주 | 2~3개월 | 4~5개월 |
| 감(홍시) | 2~3주 | 6~8주 | 4개월 이상 | 6개월 이상 |
20~25℃ 기준입니다. 겨울철 난방하지 않는 방에서는 두 배 가까이 걸리고, 여름에는 짧아집니다. 판단은 달력이 아니라 맛으로 합니다.
용기와 환경
- 유리, 옹기, 식품용 플라스틱. 초산은 금속과 반응합니다. 알루미늄·구리·도금 벗겨진 철은 안 되고 숟가락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테인리스는 잠깐 닿는 정도는 괜찮지만 보관에는 맞지 않습니다.
- 입이 넓을 것. 산소는 표면으로 들어옵니다. 목이 좁은 병에서는 두 번째 단계가 거의 멈춥니다.
- 면포, 키친타월, 촘촘한 천. 밀폐는 금물입니다.
- 20~30℃, 어두운 곳. 직사광선은 열과 빛을 함께 주는데 둘 다 방해가 됩니다.
- 병을 흔들지 마세요. 두 번째 단계에서 흔들면 표면의 막이 가라앉아 모든 것이 느려집니다.
다 됐는지 아는 법
세 가지가 함께 맞아야 합니다.
냄새. 술 냄새와 효모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고, 코를 찌르는 신 냄새만 남아야 합니다.
맛. 혀 양옆이 당기는 신맛. 단맛이 남아 있으면 당이 아직 남은 것입니다.
산도. pH 시험지가 숫자를 줍니다. 완성된 식초는 대개 pH 2.5~3.5입니다. 다만 pH는 산이 몇 퍼센트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음 절이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장기 보관 절임에는 집에서 만든 식초를 쓰지 마세요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오래 두는 절임에서 식초는 양념이 아닙니다. 보툴리누스균이 자라지 못하는 산성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려면 산도가 5% 이상이고 병 안에서 고르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만든 식초의 산도는 알 수 없고, 담글 때마다 달라집니다. 같은 방법으로 담근 두 병이 3%와 6%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National Center for Home Food Preservation의 권고는 분명합니다. 집에서 만든 식초와 산도를 모르는 식초는 저장식품에 쓰지 않는다. 5%라고 표시된 식초를 쓰고, 검증된 조리법의 식초와 물 비율을 바꾸지 않습니다.
집에서 만든 식초는 드레싱, 그날 먹을 무침과 재움, 물에 타 마시는 음료, 청소에는 아주 좋습니다. 몇 달을 두는 병에는 표시가 있는 식초를 쓰세요.
냉장 겉절이형 피클과 장기 보관 절임은 다릅니다. 며칠 안에 먹고 냉장 보관하는 것은 위험이 거의 없습니다. 밀봉해 실온에 몇 달 두는 병은 오로지 산도에 달려 있습니다. 집에서 만든 식초는 앞쪽에만 쓰세요.
빙초산은 식초의 재료가 아닙니다. 마트에서 식초 옆에 작은 병으로 놓여 있어 혼동하기 쉽지만, 빙초산은 농도 99% 안팎의 초산 원액이며 희석해서 쓰는 것입니다. 일반 식초 정도로 만들려면 빙초산 1에 물 19~20 비율이 필요합니다. 원액은 피부와 눈에 화상을 입히고 삼키면 식도에 심한 손상을 줍니다. 식초와 따로 보관하고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세요.
자주 생기는 문제
표면에 보송보송한 막. 곰팡이입니다. 초록·검정·파랑이면 그 통은 버립니다. 원인은 거의 언제나 재료가 액면 위로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얇고 쭈글쭈글한 흰 막. 산막효모입니다. 해롭지는 않지만 맛을 버립니다. 걷어내고 저어서 재료를 잠기게 합니다.
매끈하고 미끌한 젤리층. 초막입니다. 다음번을 위해 보관하세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너무 춥거나(15℃ 아래), 너무 밀폐했거나, 당이 부족합니다. 이 순서로 확인합니다.
꿈틀거리는 가는 실. 초파리 유충이 아니라 식초선충(Turbatrix aceti)입니다. 무해하다고 보지만 보기 좋지 않으니 데워서 거르고 병과 천을 바꿉니다.
초파리. 천 가장자리로 들어옵니다. 끈을 더 조이세요.
거르기, 병입, 보관
먼저 면포로, 다음에 커피 필터로 거릅니다. 유리병에 담고 꼭 막습니다. 이 시점부터는 산소가 필요 없고, 열어두면 산이 서서히 분해됩니다.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몇 년을 갑니다. 침전물이나 새 초막이 생길 수 있는데 둘 다 상한 것이 아닙니다.
더 안정적으로 두려면 저온살균할 수 있습니다. 60~70℃에서 10분. 끓이면 초산이 날아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집에서 식초를 어떻게 만드나요? 과일과 설탕물을 입 넓은 병에 담고 천으로 덮어 20~25℃ 어두운 곳에 둡니다. 당이 알코올이 되고 알코올이 초산이 됩니다. 원료에 따라 5주에서 6개월까지 걸립니다.
감식초는 어떻게 담그나요? 홍시를 씻지 않고 꼭지만 떼어 항아리에 담고 물과 설탕 없이 천으로 덮습니다. 2~3주 저은 뒤 걸러 6개월 이상 둡니다.
막걸리로 식초를 만들 수 있나요? 가능하고 가장 빠릅니다. 생막걸리를 물과 반반 섞어 천으로 덮고 3~6주 두면 됩니다.
주정식초(백식초)를 집에서 만들 수 있나요? 없습니다. 정제 주정으로 공장에서 만듭니다. 집에서 만든 과일식초는 걸러도 호박색입니다.
발사믹 식초를 집에서 만들 수 있나요? 진짜는 안 됩니다. 졸인 포도즙을 최소 열두 해 숙성한 것입니다. 인터넷 레시피는 포도 시럽에 식초를 섞은 것입니다.
사과식초는 어떻게 만드나요? 병의 4분의 3까지 사과 껍질과 속을 채우고 물 1L에 설탕 1큰술을 녹인 물을 붓고 천으로 덮습니다. 2주 매일 젓고 걸러 3~4주 더 둡니다.
초막이 꼭 있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껍질과 공기의 균으로 충분합니다. 초막은 속도만 높여줍니다.
병에 뚜껑을 덮나요? 두 번째 단계에서는 절대 안 됩니다. 산소가 없으면 초산균이 일하지 않습니다.
곰팡이가 생겼으면 어떻게 하나요? 초록·검정·파란 보송보송한 막은 곰팡이라 통째로 버립니다. 매끈한 흰 젤리층은 초막이고 그것이 바로 필요한 것입니다.
장기 보관 절임에 써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산도를 알 수 없고 일정하지 않습니다. 5% 표시가 있는 식초가 필요합니다.
산도는 어떻게 재나요? 정확히는 적정법이지만 집에서는 어렵습니다. pH 시험지는 기준(2.5~3.5)만 보여주고 퍼센트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어떤 용기에 담그나요? 입 넓은 유리, 옹기, 식품용 플라스틱. 알루미늄·구리·맨금속은 산과 반응합니다.
설탕이 꼭 필요한가요? 사과 껍질로 담글 때는 대개 필요하고 감이나 포도는 대개 필요 없습니다. 효모의 먹이일 뿐 단맛용이 아니며 끝에는 남지 않습니다.
집에서 만든 식초는 얼마나 보관되나요? 꼭 막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면 몇 년입니다. 침전물과 새 초막은 정상입니다.
아직도 술 냄새가 납니다. 첫 단계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따뜻한 곳으로 옮기고 천이 공기를 통과시키는지 확인한 뒤 몇 주 더 두세요.
시판 식초와 무엇이 다른가요? 시판 식초는 산도가 일정하고 표시되어 있지만 집에서 만든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신 거르지도 살균하지도 않아 향이 더 풍부합니다.
출처
- National Center for Home Food Preservation — General information on pickling(산도와 자가 식초에 대한 경고). https://nchfp.uga.edu/how/pickle/general-information-pickling/general-information-on-pickling/
- South Dakota State University Extension — 가정 병조림에서 식초 산도의 안전성. https://extension.sdstate.edu/safety-concern-vinegar-acidity-level-home-canning
- Institute of Culinary Education — How to make vinegar from home. https://www.ice.edu/blog/making-vinegars
- Aceto Balsamico Tradizionale DOP와 Modena IGP의 차이. https://www.acetaiamarchi.com/en/difference-between-traditional-balsamic-vinegar-of-modena-dop-igp/
